이와이즈미를 제외한 세죠 삼학년이 모두 범죄자로 등장합니다 기호에 따라 으윽, , , 이런 건 시러, , , 할 수 있는 소재이오니 주의해주새오
"맙소사, 맛층! 대체 형사를 데려와선 어쩌자는 거야? 차라리 죽이지!"
"죽일 상황이 아니었어. 씨발, 사람이 그렇게 많은데 넌 거기서 죽일 수 있냐?"
"그럼 지금이라도 죽여. 무전기 같은 거 가지고 있으면 어떡해? 맛층은 영화 안 봐? 모스 부호 이런 신호 모르냔 말이야!"
꿉꿉한 냄새가 났다. 차가운 바닥에 짓눌린 뺨이 아렸다. 정신을 잃었다가 다시 되찾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직 시야가 흐릿했다. 둔기에 맞은 머리가 제일 먼저 아팠다. 분명히 피가 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끔찍하한 것은 팔이 뒤로 꺾여 있어서 꼼짝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손목에선 차가운 쇠가 느껴졌다. 상당히 불쾌하고 낯선 느낌이었지만 그 느낌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직감으로 알 수 있었다. 수많은 범죄자의 손목에 채워왔던 내 수갑이다. 발목엔 노끈이군. 좆 됐다, 씨발.
"닥쳐, 오이카와. 난 형사는 죽이기 싫어. 가중 처벌은 싫다고. 죽이고 싶으면 니가 죽여. 사람 잘 죽이잖아"
"언제부터 처벌 생각하고 사람 죽였어, 맛층? 그리고 미안하지만 난 살인 같은 거 안 해!"
"허, 니 방에 있는 시체들은 죽인 거 아니면 뭔데?"
"맙소사, 어떻게 그런 말을. 그건 사랑이야! 맛층처럼 무식하게 찌르고 쑤시는 게 아니라구! 사랑해준 거라고!"
"미친 새끼."
드디어, 이제서야 앞이 선명히 보였다. 바닥에 바람 빠진 풍선처럼 널브러진 내 앞에 두 남자가 싸우고 있는 것이 선명히 보인다는 뜻이다. 나는 내 발목에 묶인 노끈이라도 풀기 위해 필사적으로 꿈틀거리던 것을 멈췄다. 정신이 든 것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 앞에 있는 두 남자의 정체를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모르는 게 바보일 것이다. 일본의 전국민이 저 두 남자를 알고 있다. 세간을 뒤흔든 희대의 살인마들. 마츠카와 잇세이, 그리고 오이카와 토오루. 비극적이게도 요즘 세상에 누군가가 살인을 저질렀다는 것이 전국민이 알만한 일은 아니게 됐지만, 이 둘은 좀 달랐다. 마츠카와만 해도, 총 13명을 과다출혈로 죽였기 때문이다. 13명이란 숫자도 숫자였지만, 사람을 죽이는 방식도 스타가 되기에 충분했다. 피해자를 납치해서, 부분 마취 후 발목부터 썰어낸다. 피해자는 자신의 사지가 썰리는 것을 지켜보며 죽어간다. 따라서 마츠카와가 죽인 13명의 피해자들의 사인은 모두 과다출혈로 인한 쇼크사가 된다.
반면에 오이카와는 단 3명밖에 죽이지 않았다. 3명의 목숨이 작은 것은 아니지만 마츠카와와 동등한 수준으로 유명해질 만큼의 규모는 아니다. 하지만 오이카와가 유명해진 이유는, 물론 벌레 하나 죽이지 않을 것 같은 곱상한 외모도 있지만, 시체를 강간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시체를 강간한다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사랑을 느낄 수 없게 된 시체는 절대로 자신을 죽인 사람과의 섹스를 원하지 않을 테니까, 아마도 강간일 것이다. 어쨌든 오이카와는 섹스하기 위해 사람을 죽였다. 산 사람이 아니라, 죽은 사람과의 섹스를 위해서.
"그래서 어쩔 거야? 오이카와 씨는 형사랑 같이 살 생각 없어."
"그럼 나가. 일본의 모두가 네 그 기생오라비 같은 얼굴을 알고 있으니 잡히기 딱 좋겠군."
"맛층!"
그리고 나는, 그 둘 덕분에 두 달 동안 집 한 번 들어가보지 못한, 전담 형사다.
어느 살인마의 낭만 上
"그만 싸워, 변태 새끼들아. 쟤 일어났다."
나는 내가 왜 이런 곳에 잡혀 들어왔나 눈을 감고 생각하던 중이었다. 굳이 눈을 감은 이유는 기절한 척을 하고 있었기 때문인데, 그것도 이제 끝났다. 아마도 내가 납치 당한 이 곳은 복층 형태의 일반 가정집이었고,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콩콩 소리내며 내려온 또 다른 누군가가 나의 상태를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결국 나는 눈을 떴다. 깨어있다는 것을 들킨 이상 여유 부릴 틈은 없다. 나는 내 위치와 상황을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내 바로 앞의 두 남자의 정체는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필사적으로 기절한 척을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상태를 알아낸 예리한 남자의 신상을 알아내기 위해 눈을 치켜떴다. 눈가 근육이 저렸지만 그것까지는 신경 쓸 수 없었다.
엄청난 범죄자 두 명과 함께 살고 있는 남자도, 분명히 평범한 사람은 아닐 텐데, 얼굴을 전혀 모르겠다. 그야 그럴 것이 나는 마츠카와와 오이카와의 추적에 너무 힘을 쓰고 있어서 다른 범죄자까지 챙길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범죄자 중에 저런 분홍빛 머리가 흔하진 않았던 것 같은데. 동료 형사 사와무라가 유별난 범죄자들은 의외의 장소에서 쉽게 만나기도 하니까 틈틈히 목록을 외워두는 게 좋다고 한 말이 문득 떠올랐다. 나는 그 말을 흘려들은 것을 뼈저리게 후회하며, 이 곳을 빠져나가면 현상수배 목록부터 질릴 때까지 공부하기로 마음 먹었다. 물론, 그것들을 읽을 수 있는 몸 상태로 나간다는 보장 아래에서.
"맛키도 일어났네? 아까까지 헤롱거리고 있더니."
"내가 헤롱거릴 사이에 너희가 형사를 잡아올 줄은 몰랐는데......"
"내가 잡아온 게 아니야, 맛키. 맛층이라고! 나도 집에서 쉬고 있었단 말이야!"
'맛키'가 조금 비틀거리며 내게 다가왔다. 그 호칭을 들었다 하더라도 그의 정체를 알 수는 없었으나, 그 비틀거리는 몸짓만은 질리도록 잘 알고 있었다. 약쟁이다. 술에 취한 걸음일 수도 있겠지만, 내 턱을 쥐어 올린 그의 손에서 약 냄새가 지독하게 났음으로, 나는 확신할 수 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나의 불면증을 부추긴 의문도 풀렸다. 마츠카와가 그 많은 마취제를 흔적도 남기지 않고 어디서 구했는가. 집 안에서 구했네, 살인하기 딱 좋은 좆 같은 환경이군. 순간 발 끝에서부터 머리카락 끝으로 확, 화가 치밀었다.
"진짜 형사처럼 생겼네. 박력이 눈에 보이는 것 같아......"
'맛키'가 내 턱을 붙잡고 이리저리 돌려댔다. 나는 졸지에 구경 당하고 있었다. 굉장히 불쾌하고, 나는 내 정의에 따라 주먹을 '맛키'의 면상에 내리꽂고 싶었음에도, 군말 없이 참았다. 나는 연쇄살인마 두 명, 마약범 한 명에게 무기 하나 없이 붙잡혀 있으며, 심지어 그들을 끈질기게 쫓던 형사이기 때문이다. 납치 당한 상황에서 범죄자를 자극해선 안 된다는 건 요즘 같은 세상엔 유치원생도 알 것이다.
"걔잖아, 이와이즈미 하지메."
"엥? 이와쨩? 얘가 이와쨩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마츠카와의 입에서 태연하게 나온 내 이름이 낯설었다. 연이어 들려온 난생 처음 들어보는 호칭도 너무 낯설어서, 순간 나를 향하는 말인지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였다. 그들이 내 존재를 알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으나, 얼굴만 보고 나를 알아차릴 수 있을지는 몰랐다. 그들이 내가 형사라는 것을 알아챈 건 단순히 내가 수갑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제보를 받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간 미야기에서 마츠카와를 발견했고, 내가 그를 체포하려고 섣불리 수갑을 꺼내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마츠카와가 내 얼굴을 알고 있을 줄은 몰랐다. 대체, 어떻게, 알려졌을리 없는데.
"왜? 우리가 이와쨩을 알고 있는 게 당황스러워? 모르는 쪽이 바보잖아. 엄마 잃어버린 애처럼 그렇게 끈덕지게 졸졸 쫓아다니던데 우리가 어떻게 몰라. 뭐, 언젠가 이와쨩한테 한 마디 해야겠다 벼르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갑자기, 내 집에서는 아닌데."
"이게 왜 네 집이야? 오이카와. 내 집이지."
"그렇게 사소한 건 넘어가, 맛층."
또 하나의 정보를 알아냈다. 이 집의 소유는 마츠카와지만, 오이카와와 '맛키'가 함께 살고 있다. 미야기에 마츠카와의 집이 있었다는 건 전혀 몰랐다. 나는 혼란스러웠다. 이 집의 동거인들이 만들어낸 16명의 희생자를 지키지 못한 것은 내가 무능한 탓인가, 혹은 이들이 너무 유능한 탓인가. 눈물이 많은 편이 아닌데도, 나는 울고 싶어졌다. 눈을 감았다. 어둠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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